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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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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전북도민일보] 선진 '정안휴게소'를 찾아서 2019-03-21
■발췌: 도민일보(2007.01.03)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고속도로는 밀려드는 차량으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한번 갇히면 앞뒤 좌우, 어디로도 빠져나갈 길 없는 고속도로는 운전자들에게 창살 없는 감옥을 체험케 한다. 바깥 사정을 알 리 없는 뱃속에서 연방 꼬르륵 소리가 나고 아랫배에서는 이보다 더 급한 생리적 욕구를 표시하면 머릿속은 숫제 하얗게 변한다. 이때 전방에 ‘○○휴게소 1㎞’ 표지판이 보이면 휴게소의 고마움을 느낀다.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히 국수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볼일을 본 뒤 담배 한대 피우고 떠나는 그런 곳이 아니다. 다양한 먹을거리와 놀이, 그리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여행객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다람쥐공원’을 갖추고 있으며 손님들이 많이 이용하는 화장실과 주유소가 아름다운 시설로 지정된 ‘정안휴게소’를 찾았다. 


 #“차 막히는데 급히 우리 휴게소에서 좀 쉬어 가자” 

 장거리 여행을 하는 도중 간단히 허기를 때우거나 피곤한 눈을 부치고, 생리작용을 해결하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종전의 기능을 탈피하고 안락한 휴식은 물론 급한 업무까지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의 역할까지 하는 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가끔 들르는 휴게소의 특성 때문에 아직까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제법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정안 휴게소는 충남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화장실은 물론 맛있는 먹거리에 온 가족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공원까지,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이 성공을 거두며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차령산맥 자락을 따라 세워져 있는 공간적 특성 탓에 자연의 웅장함은 물론 휴게소 내에 형성돼있는 다람쥐 공원이나 미꾸라지, 장어, 금붕어 등이 노니는 야외 연못 등은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다가온다.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야외 테이블을 차지하지 못해도 그다지 아쉬울 것은 없다. 

 휴게소 건물 전체가 결 고운 나무와 유리여서 실내에서도 야외에 있는 듯한 기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여느 휴게소와는 다르다. 과거의 휴게소가 허기진 배와 급한 용무를 해결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의 휴게소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정안 휴게소의 변신은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단순한 먹거리는 가라” 

 휴게소 음식맛도 달라지고 있다. 아직도 “휴게소 음식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동이나 김밥, 거기에 기껏해야 자장면 정도였던 메뉴도 크게 바뀌고 있다. 고객의 입맛을 장악하기 위한 정안휴게소의 노력은 대단하다. 고객들을 사로잡은 해물소면과 낙지볶음 소면 등 다양한 소면류는 다른 곳에선 먹을 수 없는 정안휴게소만의 특별한 메뉴고, 베이커리 전문점의 갓 구운 빵도 별미다. 

 이 밖에도 잠시 지나다 들리는 여행객들의 입맛은 물론 정기적으로 휴게소를 찾는 여행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휴게소 2층에 마련한 고급 한식당은 호텔급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패스트푸드로 각인된 여느 휴게소 음식과 달리 이곳에서는 육개장과 소고기국밥, 제육볶음 등 다양한 한식 메뉴와 덮밥, 돈가스 등을 제공한다. 정안휴게소 민흥식 본부장은 “이 곳 한식당은 여행객뿐만이 아닌 단체 손님이나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까지 애용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식당의 야외 테라스는 밖에 있는 밤나무숲이나 멀리 보이는 차령산맥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여기에다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정안 미로’라는 이름이 붙은 산책로에는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보는 이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든다. 

 빼어난 조망과 시설을 갖춘 정안휴게소가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른 휴게소는 지나쳐서라도 이곳을 찾는다는 사람도 생겼다. 전주발 서울행 고속버스 운전자 이모씨(54·호남고속)는 “전주에서 서울을 가다보면 한번은 쉬어야 하는데 웬만하면 이곳으로 온다”면서 “중간에 피곤하니 잠시 아무 휴게소나 들르자는 승객도 있지만 막상 이곳에 와보면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 “야! 모유 수유방에 다람쥐 공원도 있내” 

 휴게소는 이제 종합 휴식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객이 무언가에 끌려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공간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정안 휴게소에 있는 화장실이 충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 중 한 곳으로 꼽힌 것도 이런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민 본부장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이제 청결은 기본이고 물 안 내리는 화장실과 따뜻한 비데, 여성고객을 위한 화장실 유아방, 모유 수유방까지 등장했다. 

 이밖에도 휴게소 옆에 구성된 너무나 귀엽고 깜찍한 ‘다람쥐 공원’은 나름대로 경쟁이 치열한 전국 휴게소 쉼터 디자인 분야에서 단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큼 훌륭하다. 사람보다 훨씬 큰 다람쥐 조형물이 어린이 손님을 맞고 있으며 다람쥐가 모아둔 밤톨도 초대형 사이즈다.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은 다람쥐 올라타고 사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 정안휴게소 민흥식 본부장…“손님은 왕” 

 “손님은 왕 아닙니까?” 

 민흥식 본부장은 “휴게소끼리의 경쟁이 심화되고 손님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이제 휴게소도 음식의 맛이나 특이한 볼거리, 놀이 등 특화된 무기를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안휴게소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휴게소끼리의 경쟁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세워졌을 당시만 해도 80여개에 불과했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최근에는 140여개로까지 증가하면서 생존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고속도로 노선의 증가와 KTX 개통 등으로 인해 여행객들이 분산되면서 이제는 휴게소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시장은 더 이상 커지지 않는데 경쟁자들만 증가한 것이다. 

 웰빙바람을 타고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휴게소의 변신을 재촉했다. 

 이에 따라 정안휴게소는 고객들의 편한 쉼터의 역할에서부터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 입맛을 끌어당기는 음식 등으로 무장하고 무한경쟁에 나선 것이다. 

 ‘손님은 왕’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기본으로 고객들의 눈에 쉽게 띠지 않는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정안휴게소처럼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신은 가히 눈부실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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